나의 이야기 & 자작글
난 닭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아니 안먹습니다
자기나무
2008. 7. 15. 16:49
병아리의 죽음
전 아직도 닭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아니 안 먹습니다.
어린시절 계란 하나도 운동회나 소풍때가 아니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다 생계란에 간장과 참기름을 넣고 밥에 비벼 먹어면 진수성찬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어머님을 졸라 병아리 세마리를 산적이 있었습니다.
그놈들을 키워 큰닭이 되면 계란을 매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 하루 몰라보게 잘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날따라 초가을인데도 몹씨 추웠습니다.
전 병아리가 걱정에 되어 제 이불속에 그놈들을 고이 모셔두고 잠을 함께 잤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놈 모두는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숨이 막혀서 그리고 제 몸에 깔려서....
그날이후 난 닭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죄책감땜에...
군에서 특식으로 닭이라도 나오시면 밥을 물에 말아 그냥 김치로 먹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병아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철없는 주인을 만나 더 성장하지도 못하고....
때론 넘치는 사랑이 받는 이에겐 엄청난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철들기 전부터 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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