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자작글

나는 쓸개 빠진 여자와 살고 있다(More Than I Can Say/Leo Sayer)

자기나무 2016. 8. 28. 10:15

https://youtu.be/NGjDjqZwlGQ

https://youtu.be/1erzIiZ9N0M


울 이쁜이는 종합병원이다.
혈압도 고지혈증도 당뇨도 있다
맹장 수술도 했고 하지 정맥류 수술도 했다.

경산 남천에서
걷기 운동을 하다 마지막 계단에서 발목을 다쳐
지금도 고생 중이다.
안구건조증도 있어 늘 인공 눈물약과 함께 한다.

이런 아내가
지난 금요일 담낭제거 수술을 했다.
그동안 많은 병원을 다녀도 난 회사를 핑계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번엔 큰 맘을 먹었다.
수술 당일엔 년차를 내기로 했고
온 오프라인을 총동원해 수술 잘 하는 병원을 손수 찾았고
경산 집에서 멀지 않는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부근
마크원 외과를 택했다.

원장님도 간호사도 친절했고 시설도 맘에 들었다.
전몸 마취를 하고 1시간 정도의 수술을 하는 동안
난 내 마음속의 신에게 두 손모아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우리 이쁜이 보다 내가 빨리 죽게 해 달라"고 빌었다.

내 마음 속의 신은 늘 내 간절함을 들어 주시곤 하셨다.

이제부터 나는 걷기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내 몸이 두 사람의 몸이라 생각하고 소중히 할 것이다.


수술은 잘 끝났다.
어제 밤엔 모처럼 함께 외박도 했다.
들어 올 때 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잠시후
집으로 간다.

원장님께서
수술 후 컴을 통해 결과를 말씀하시면서
내장 지방이 심하니 음식 조심하라고 하셨다.

내 앞에서 굳은 약속을 했다.
적게 먹고 유산도 운동도 하고 헬스클럽도 다니고
지방이 많은 음식은 먹지 않기로...

쓸개는 잃었지만
좋은 교훈을 하나 얻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