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대하여 / 최백호
궂은비 내리는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섹스폰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섹스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사람은 없을지라도
짙은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올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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