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엔 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살아생전 도박과 총각시절 애인이랑 밤샘한 적을 제외하곤
밤을 꼬박 뜬눈으로 보낸적은 첨이었습니다.
건강하나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달리기는 지금까지 져본적이 없었고(군대에서 선착순1명은 무조건 1등)
운동이란 운동은 다 좋아했고, 몸무게는 군제대후 금연전까지
1Kg도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금연을 시작하고 부터 체중은 늘기 시작했고(10Kg.. 지금은 6Kg정도)
늘 피곤했고,작년 아버님을 저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이후
하루라도 몸이 좋은 날이 없었고
위도 안 좋은 것 같고, 잔변감도 느끼곤 했습니다.
어제 저녁 신체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7년만에 첨한...
X-Ray 촬영결과 폐우하결절 ,흉부질환의심 CT촬영요망...
폐결절을 찾아 보았습니다. 네이버에도 다음에도...
폐결절은 폐에 나타나는 3센티이하의 종양....
암일 확율
제나이의 경우 41%
35세이상이고
흡연을 장기간 했고,
가족력(부친 폐암)이 있을 경우 그 확율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폐암도 검색했습니다.
진단이후 얼마나 살 수 있을 지도 찾아 보았습니다.
아직도 위내시경 결과도 대장암의 결과도 받지못한 상태였습니다.
어제 저녁도, 오늘 아침도 먹지 못하고 진단병원에 갔습니다.
내과 의사 말씀이 X-Ray결과가 좋지 않으니
CT를 찍어 확인하고 다음 조치를 취하자고 하셨습니다.
CT기계 아래에 누워 아무 생각도 없이 간호원의 지시에 따라 숨쉬고 멈추기만 했습니다.
어젯밤 종일 생각을 하고 아침이 되니 나 자신도 모르게
맘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아버님이 날 부르신다면 가야지 하는 생각...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순종하리라는 생각..
그래도 금연을 1년 2개월전에 했으니 이만큼 더 살았다는 생각...
그리고 폐암 판정이나도 몇년은 더 살 수 있으니 주변 정리할 시간이 있다는 생각...
CT 결과가 나올때까지 검진센타에서 위 내시경(위가 좋지 않아 3개월동안 위장약 복용)과
대장암 결과를 먼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걱정했던 위와 대장은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든 것이 신경성...
그러나 생각도 못했던, 그리고 가장 생존율이 적은 폐암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있었습니다.
딸애는 걱정이 되어 청주에서 근무중인 지오빠에게 전화를 했고
집사람 또한 나보다 더 걱정하는 눈빛이었습니다.
난 속으로 바랬습니다.
제발 암말고 무어라도 좋다... 양성종양이면 더욱 좋고 폐결핵이나 폐렴이라도 좋다..
20여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넘 길게 느껴졌습니다.
내과의사가 판독실에 들어갔고 잠시후 저를 불렀습니다.
CT 촬영 결과를 보여주며 X-Ray가 틀린 경우는 잘 없는데 하시면서
극히 정상이라고 하셨습니다.
넘 불효였지만 그래도 아버님은 저 하늘나라에서 절 지켜주시는
모양입니다.
병은 몸보다 맘에서 오는 것이 더욱 많답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하면 되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로 괴로워할 필요가 없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저 자기나무 아직도 정신수양이 한참 안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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